3분마다 변경됩니다. 바로변경

그대, 아름다운 꽃이어라
거센 바람과 몰아치는 폭우에도
꺾이지 않고 피어날 꽃이어라
햇살과 바람맞으며 살랑살랑
몸을 흔들고 깨어날 꽃이어라
온 세상 향기로 가득 채울
어여쁜 한 송이 꽃이어라
감히 지천으로 깔린 꽃 따위와
어찌 당신을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 홀로 뿜어내는 향기가
수백만 송이 꽃보다 향기로운 것을

​ 밤하늘 흐드러진 별 따위와
어찌 당신을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눈동자에 갇힌 두 개의 별이
수억 개의 별보다 더 반짝이는 것을
홀로 선 꽃이어라
그대 앞에 향기를 놓고
흩어지고 사라져 갈 꽃이어라

홀로 선 꽃이어라
그대 오는 길에 활짝 핀,
눈길 한 번 주지 않을 꽃이어라

홀로 선 꽃이어라
내 눈물로 힘겹게 피어날
그 슬픔과 그리움의 꽃이어라
그대,
꽃으로 피어나도록
기름진 땅이 되고픈
겨울밤,
그의 무릎을 베고 누워
올려다본 얼굴이 좋아서
스르륵 감기는 눈에 담아
꿈속으로 갑니다

​ 꽃내음 가득한 봄
그대도 꽃으로 피어납니다
따스한 햇살의 품에 안겨
행복하게 웃어봅니다
사진,
너와 내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기록
사랑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한계가 있을 뿐이다
비 개인 오후
산책 나온 달팽이처럼

하릴없이 떠도는
길 잃은 나그네처럼

수십 년을 돌고 돌아
다시 찾아오는 혜성처럼

기다림에 지쳐 재촉하지 말고
가을바람처럼 스치듯
머릿속을 방황하던 단어들이
가슴에 내려앉으면 시(詩)가 된다
오늘도 사랑해
오늘 더 사랑해
당신의 눈 속에 비친 내가 웃는 건
내 눈 속에 비친 당신이 웃기 때문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를 내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리울 너
이별은,

​ 더는 따스한 네 온기를 느낄 수 없는 것
슬플 때 기댈 어깨를 내어줄 수 없는 것
맞잡던 손 대신 주먹을 움켜쥐어야 하는 것
그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 하는 것
​닦고 닦아도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는 것
행복의 시간들이 추억으로 퇴색되어가는 것
그 멋진 나날들이 온전히 지워지지 않는 것

그리하여 더 슬픈 날들로 채워져
결국 상처로 각인되는 것

허나 감당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
잠이 오지 않는 밤,
너도 오지 않는 날
밤이 되면
온갖 슬픔이 비가 되어 내린다
피할 수도 없다
퍼붓는 대로 맞을 뿐
내게는 너라는 우산이 없다
그대 떠나고
살아있는 오늘이
모두 슬픔이다
홀로 남겨진다는 것

더는 맞잡을 네 손이 없어서
조용히 내 두 손을 맞잡는 일

더는 위로해 줄 누군가가 없어서
거울을 보며 홀로 눈물 삼키는 일
사랑이
이별이 되는 것은
이해의 부재 때문이다
더이상
내가 힘든 이유가 당신이 아니길
당신이 힘든 이유가 내가 아니길
같은 시간 속에서
다른 기억을 만든다
달빛은 창가로 모여들어 밝은데
어둠은 그리움으로 더 짙어가고
방황 속에 혼란한 이내 마음은
무리 속에 외로워 홀로 눈물 흘리네
늘 너는
추억이란 가면을 쓰고
내 기억 속으로 들이닥친다
살아온 어제의 후회와
살아가야 할 내일의 두려움
그대와 나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마음의 거리와 비례하지 않아서
곁에 있어도 외로울 때가 있었고
멀리 있어도 따듯할 때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N극과 S극일 때가 있었고
결코 닿을 수 없이 밀어내는
같은 극일 때가 있었다

아무리 가까워도 밀어냈고
아무리 멀어도 끌어당겼던
돌아갈 수 없는 그리움
회수 불가능의 그 시간들
추억이 흐르는 강에서
사랑은 살 수가 없다
이해

넌 내 마음 모르고
난 네 마음 모르고
내가 네가 아니고
네가 내가 아니니
한순간도 허락되지 않던 사람
한순간도 잊어본 적 없는 사람
살아있다는 것이
사랑한다는 것이

가끔, 힘겹다
많이 아프다
멍하니 바라본 하늘 위에
달빛을 가린 먹구름 속에
낙엽 쏟아진 내 어깨 위에
추억을 적시던 가을비에
지독히도 따라다니는 너
새벽 6시

회색빛 건물
밤안개 이불 삼아
모두 잠에 들고

그리움만이
비처럼 쏟아지는
이 시간,
이 슬픔
반달이 예쁘게 뜬 밤이야

​ 이젠 네가 생각나지 않아
적어도 가슴이 아프진 않지
그때는 왜 그랬을까?
이렇게 잊힐 것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것을
그저 한 번씩 떠오를 때마다
무심하게 흘려보내면 되는,
이제는 그런 추억이 되었지

​ 여전히 난 저 반달처럼
채워지지 않는 삶을 살고
채워지지 않을 그리움을 안고
기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음악 같았다
툇마루에 누워 멍하니 바라본
앞산의 물안개조차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이었으며
비를 몰고 온 먹구름조차도 양탄자 같은 날이었다
처마 끝에 한두 방울 맺힌 빗물조차도 예쁘기만 했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 두어 개가 툭 하고 떨어졌다
오른 적이 없으면 떨어질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가진 적이 없으면 없어질까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인생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빛의 속도로 방황하는 여행이다
연기처럼 사라져 버릴 기억
바람처럼 흩어져 버릴 추억
비처럼 쏟아져 내릴 그리움
구름처럼 커져만 갈 외로움
태풍처럼 휘몰아칠 나의 너

© 순수